10년쯤 된 듯하다.
일상 속에서 며칠이고 몇 주고 고민하다가 하나의 글을 써내던 나를 그만둔 지가.
생각의 결론과 그 생각의 정리를 하기까지의 과정들은 나에게 끊임없는 과제를 안겨 주었다.
하지만 짧게나마 글을 써내려 가면서 하나의 마침표를 가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고통의 생각 뭉치를 덜어 낼 수 있었다.
나는 왜 글 쓰는 것을 그만두었을까?
아마도 싸이월드의 몰락과 함께 했을 것이다. 싸이월드 그 이후로는 글을 쓸 마땅한 공간이 없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이어진 sns의 트렌드는 호흡이 매우 짧은 글을 올리길 강요했다.
그리고 읽는 이들의 타임라인에서 몇 시간도 안되어 뒤로 밀리고, 내가 아무리 열심히 글을 써 봐야
읽는 사람들에게는 시간을 내어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귀찮은 글로만 인식될 뿐이었다.
자기만족으로 혼자만의 일기를 적는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나에게 글이란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라는 측면이 강했다. 내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도 얻고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 게 여러 기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한번이라도 내 생각을 전할 통로가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했었다.
짧은 호흡의 짧은 글, 그것도 모자라 해시태그로만 얘기하는 문화는 나를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게 만들었고,
그동안의 글에 대한 허기짐은 10년쯤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개인 블로그에 글을 쓰게 만들었다.
아쉽다.
험난했던 나의 30대의 기록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어쩌면 기록하기 싫었을 그 눈물 나는 과거들이, 나의 처절했던 생각들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이 슬프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보다 어떻게 죽을지 고민했던 시기의 내 생각들은 차라리 기록되지 않아서 다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20대의 나는 내 생각을 나름 잘 적어 놓았고 그 생각을 몇 번이고 다시 보면서 현실의 나에게 여러 교훈을 주었던
것 같다. 30대의 나도 지금의 나에게 분명 전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을 것인데 아쉽다.
다시 생각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되는대로 굴러가 버려라고 생각하면서 살던 내가 최근의 '그'사건으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인생의 전환점은 항상 그때는 모른다. 지나고 나서야 굴곡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이만큼 움직였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면 그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그리고 내가 딴생각을 하며 살고 있으면
인생의 여정은 나를 데리고 저만치 흘러가 있다.
흘러가는 것들을 다시 가져와 기록을 통한 기억을 하려는 나는, 지나간 것에 대한 쓸데없는 집착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쓰고 나면 후련해지는 그 상쾌한 배설의 욕구를 다시 채우려는 것일까.
모르겠다. 이 결정도 이 마음들도 미래의 내가 판단할 몫이다.
글 쓰기 좋은 새벽 4시 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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